조희연 교육감 : 한국아동숲교육학회 창립학술대회_유치원교육과초중등교육에서 숲교육 확대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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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교육과 초중등교육에서 '숲교육'이 더욱 확대되었으면

   

숲교육이라고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지금까지 저는 숲교육을 주로 생태환경교육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통상 숲교육이라고 하면숲을 체험하는 교육을 생각합니다그런데 지난 토요일에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숲교육을 인성교육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연구하고토론하는 많은 분들을 만나 뵈었습니다바로 서울교육대에서 열린 한국아동숲교육학회 창립학술대회였습니다. ‘자연과 숲인성과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학회에서저는 숲교육에 대한 새로운 의미와 저의 개인적인 추억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 숲이라는 생태환경에서 인성교육이 이뤄진다?

얼마 전 우리나라 숲의 공익적’ 가치가 126조원에 이른다는 뉴스를 들으며, ‘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스레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숲에서 똘레랑스의 가치를 읽어낸 어느 시인의 시를 인상 깊게 감상한 생각도 납니다만, ‘이란 말만큼 단지 생각만으로도 편안함을 주면서 다양한 영감을 주는 말도 없지 않을까합니다.

그럼에도 보통은 숲을 교육의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하면자연환경으로서의 숲에 대해 탐구하고 알아가는’ 교육을 생각하실 겁니다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숲해설가가 양성되고 각종 숲체험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도 합니다그러나 저는 아이들이 숲이라는 깨끗하고 청량한 환경에서 숲의 향기를 온전히 느껴보는 경험들이 아이들의 인성 형성 과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생각그리고 그것이 바로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숲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그리고 이를 위한 숲교육의 이론적 근거와 체계적인 방안을 선도하는 작업에 한국아동숲교육학회가 나서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우리 아이들이 풍부한 감수성과 협력적 인성을 지닌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는데 숲교육이 앞으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저도 이번 학회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더 깊이 있게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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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을 느껴보는 여유가 부족했던 밴쿠버 시절

학회에 참석하고 오는 길에십여년 전 캐나다 벤쿠버에 교환교수로 있었던 때의 조금은 부끄러운 기억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2004~2005년 저는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UBC대학에 1년간 교환교수로 가 있었습니다잘 알려져 있다시피캐나나는 대자연의 숲을 가진 나라입니다제가 살던 학교 근처의 아파트에서 100m 정도 걸어나가면 웅장하고 깊은 숲이 있었습니다그런데 그 당시 저는 그렇게 가까이에 있는 숲을 즐길 수 있는 삶의 여유를 미처 갖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숲과 함께 하지 못했고숲이 주는 마음의 여유를 느껴보지 못했습니다도서관에서 수많은 자료들을 복사하고 정리했으며심지어 한자라도 더 공부한다는 심정으로 강의를 한 10개 쯤 청강하기도 했습니다당시는 그런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없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밴쿠버에서 돌아온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지만그때 복사했던 자료의 5%도 활용하지 못했으니, (이런 표현이 조금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어찌보면 일종의 부질없는’ 짓을 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도 듭니다짧은 시간동안 조금이라도 더 많은 지식을 쌓아보겠노라 안절부절하던 자세로가까이에 있는 자연을 바라보지 못한 ()자연적’ 삶을 살았던 것 같다는 반성을 스스로에게 해봅니다생각해보면 마음 하나의 차이로우리는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들을 미처 보지 못하고 놓쳐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행복과 힐링의 기회도 그래서 가까이 왔다 지나가버리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또 월요일이 시작되었습니다어제는 노동의 날이기도 했습니다어김없이 바쁜 하루가 되겠지만잠시나마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에 담아보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